[대변인 차르네]

 선대 플래티넘은 목표물에 대해 남몰래 정을 붙이게 되었는데,

 그의 의중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아머레스 유니온 구성원들의 손에 죽임을 당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최연소 플래티넘'이라고 불리는 지금의 이 소녀는 황급하게 이 자리에 떠밀려 들어온 셈이죠.

 ... 천재적인 활의 명수인 것은 맞습니다. 실력으로 따지자면 지금의 지위와 어긋나지는 않지만...

 다른 면이 여타 구성원들보다는 성숙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기업 직원]

 그, 그렇군요... 왜 그런 이야기를 저에게 하시는 거죠? 아머레스 유니온의 존재는 기밀이어야 할 텐데... 설마...

 

[대변인 차르네]

 오, 그런 생각 마십시오. 그저 요즘에 그 일을 자주 회상하는 것뿐입니다. 

 만약 제가 오늘의 이 자리까지 노력하지 않았더라면, 저는 애당초 이 일에 대해 생각할 권리도 없겠죠.

 

 알고 계십니까? 마지막에 플래티넘을 추천하여 지금의 플래티넘으로 만든 것은,

 바로 죽기 직전이었던 선대 플래티넘이었다고 합니다.

 

 정말로 의미심장한 일이죠... 아머레스 유니온이 왜 반역자 소리를 들어야 하는지는 차차 하고서라도,

 하물며 그 소녀를 천거해도 그의 판국을 바꿀 수는 없었을 텐데, 왜 그러고자 했던 걸까요?

 그가 동료의 활에 가슴을 관통당하기 전에, 무언가를 외치고 싶었던 걸까요?

 누구를 향해서? 무슨 말을? 무엇을 하고 싶었을까요? 단지 그렇게 간단한 일일까요?

 

[기업 직원]

 ...

 

[대변인 차르네]

 당신은 스워크마사의 직원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맞습니까?

 

[기업 직원]

 예, 맞습니다... 대회 기간 동안, 저는 다른 대기업과 기사협회의 임무를 인수인계하고 있죠...

 

[대변인 차르네]

 이것저것 잡무를 처리하느라, 고생이 많습니다.

 

[기업 직원]

 아무것도 아닙니다. 기업에 기여할 수 있는 거라면, 제가 해야 하겠죠-

 

[대변인 차르네]

 아뇨 아뇨, 당신의 일은 당신의 월급을 위해서 준비된 것입니다. 그렇게 비천한 말을 하지 마십시오-

 창업을 했던 기록이 있는 것 같은데. 왜 계속 유지하지는 못했나요?

 

[기업 직원]

 아... 그건 제가 능력이 부족해서...

 

[대변인 차르네]

 능력만이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요.

 당신은 잘못된 길을 선택했을지도 몰라요. 그렇지 않았다면 당신은 아마 저와 동등했을 겁니다.

 

[기업 직원]

 저, 저 같은 사람이...

 

[대변인 차르네]

 카지미어에서는, 누구나가 가능하지요.

 


[조피아]

 ...

 

[민머리 마틴]

 조피아... 정말 오랜만이네.

 

 

[조피아]

 마틴 아저씨...

 ... 마리아는 왔었어?

 

[민머리 마틴]

 일이 좀 있어서, 집으로 돌려보냈어.

 

[조피아]

 그렇구나-

 -피 냄새가 나는데, 잠깐, 이 붕대들은 어떻게 된 일이야?

 마리아가 다친 거야? 누구한테?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그렇게 조급하게 계속 출전하지 말라고 말했는데, 이 계집애는 어떻게-

 

[민머리 마틴]

 진정해. 다친 건 다른 아이야.

 

[조피아]

 ... 무슨 일이 있었어?

 

[민머리 마틴]

 그레이브러시 기사와 플레임테일 기사가 누군가의 습격을 받았어...

 그레이브러시가 부상을 입어서, 이곳으로 피신을 왔었지.

 오늘 아침에, 그 둘은 더 이상 니어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고 이곳을 떠났어.

 

[조피아]

 ... 어찌 그런 일이?

 

[민머리 마틴]

 그녀들의 처지는 매우 위험해. 하지만 우리는 그녀들을 도와줄 수 없어.

 오늘 아침 뉴스 봤어?

 

[조피아]

 ...

 마리아는 지금 어디에서 뭘 하고 있어?

 

[민머리 마틴]

 경기.

 

[조피아]

 무슨 경기? 누구 량?

 

[민머리 마틴]

 잉그라때처럼 보호구 없는 일대일. 개인전이야.

 상대는 '왼손잡이' 티투스 바이어.

 

[조피아]

 잠깐- 누구라고?

 

[민머리 마틴]

 BLADE HELMET 기사단의 주장, 귀족 기사, 고위 상업 기사. 16강 진출 문턱까지 나아갔던 경기 기사, 티투스 바이어.

 

[조피아]

 하... 하지만 마리아의 포인트에는 어울리지 않는 상대잖아, 그의 몸값은 무려...

 

[민머리 마틴]

 누군가가 마리아를 찾아왔었는데, 상대하기 쉬운 사람이 아니었어.

 지금의 마리아는 마치 과거의 마가렛과 같아. 전심전력으로 돌진하고 있지.

 그녀는 기업가와 어떻게 교제해야 하는지 정말 모르고 있어.

 

[조피아]

 마리아... 마리아가 마가렛과 같다고?

 

 마가렛은 자기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었어.

 그녀는 단지 일방적으로 자신의 이상을 정한 뒤에야 그렇게 변했던 거야.

 

 마리아는 자기가 무엇과 마주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있어.

 계속 이렇게 위로 기어올라간다면, 정말로 너무나도 위험해질 거야!

 

 적어도 마리아라면 훨씬 더 편안한 삶을 살 수 있을 텐데...

 그녀는 아저씨나 나와 같은 경기 기사가 될 필요가 없었을 거야. 안 그래?

 

[민머리 마틴]

 아마도 네 말이 맞을 거야. 하지만 그녀에게 그녀 나름대로의 각오가 있는지는, 네가 함부로 판단해서는 안 돼.

 그녀는 아직 젊고, 아직 불안해. 그녀가 아무렇지 않아 보이는 것은 아마도 너를 안심시키기 위해서일 거야.

 

[조피아]

 ...

 

[민머리 마틴]

 비록 마리아가 늘 미숙한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투지가 없는 사람이 과연 플라스틱 기사를 이기고, 녹청과 비기고, 난투에서 3위를 할 수 있었을까?

 

[조피아]

 한 번 져서, 정신을 차려야 할지도 모르지.

 

[민머리 마틴]

 네가 정말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면 말이지만.

 

[조피아]

 ...

 ... 어디 아레나야?

 


[빅마우스 모브]

 신사숙녀 여러분! FIREBLADE 아레나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오늘의 특별 경기 관람을 환영합니다-!

 이번 경기는 이미 선발전 시작 이래로 미디어들에게 가장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 시간, ROSEBUD 뉴스산업그룹에서 온 12개 언론사가 이 아레나를 집중 조명할 것입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오, 우리 불쌍한 FIREBLADE 아레나, 카지미어에서 세 번째로 큰 아레나가! 오늘! 만석이군요!!

 양쪽의 인기가 이렇게까지 치솟은 걸까요?! 역시 이번 시합은 정말로 볼거리가 많은 걸까요!?

 제가 책임을 가지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정답은-둘 다 그렇다입니다!

 

 이것은-얼마나 엄청난 영광일까요!

 오늘 특별 경기의 대전 상대를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먼저, 니어 가문에서 온, 지금 한창 기세 등등한 기사! 마니아들 입에 오르내리고 있는 미소녀 기사-마리아 니어!

 다음은-! 감춰진 칼끝, 천만장자, 과거의 전설적인 기사로 이름을 날리며,

 BLADE HELMET 기사단으로 와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왼손잡이' 티투스 바이어!

 

 오오오! 기사가 입장하기도 전에 복권 누적금이 이렇게나 많이 쌓인 건 처음이네요!! 

 제가 더 이상 수다를 떨 필요도 없나 보네요-진작부터 제가 너무 많이 많다고 싫어하셨죠?

 

 문제없네요! 그럼 바로 시작하죠! 양측의 기사들을 아레나에 모시겠습니다!!

 


[마리아]

 ...

 

[빅마우스 모브]

 먼저 전장에 뛰어든 것은 마리아 니어! 여전히 순결하고 하얀 갑옷이군요! 여전히 애처로운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 세르착을 이기고 나서, 

 시종일관 두려움 없이 용감히 전진하며 크고 작은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편친 마리아 니어!

 

 지금 등장한 그녀는, 벌써 더 카지미어 메이저에 자기 자리를 반드시 얻겠다는 선언까지 했습니다!

 그녀는 이 싸움을 발판으로 삼고, 카지미어 기사의 정점에 오를 수 있을까요? 우리 한번 지켜봅니다!

 

[마리아]

 (난 분명 그런 적이 없는데...)

 

[빅마우스 모브]

 그리고 반대쪽도, 나와주십시오-

 

 

[왼손잡이 기사]

 닥쳐라, 떠드는 광대.

 너 같은 사람은 나의 아레나에 설 자격이 없다. 어서 썩 꺼져라.

 

[빅마우스 모브]

 -그렇습니다! 이게 바로 티투스 바이어죠! 진작에 말씀드렸잖아요, 선수들에게 마이크를 다 채워주라고요.

 모든 관객들이 그들의 싸움에 빠져들 수 있게 말이죠!

 

 

 이번 시합은 미에슈코 그룹이 주최하고,

 ROSEBUD 뉴스산업그룹, 스워크마 식품, ROAR DEFENSE사가 연합하여 협찬하였습니다!

 시청자들은 이들 회사에서 주는 상품 쿠폰을 어느 때나 받을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관람에 있어 꼭 필요한 것을 다시 한번 알려드리고 싶네요-블루 이어 태그 맥주입니다!!

 

 

[왼손잡이 기사]

 ... 니어.

 정말로 보기 싫군. 기사 가문의 자리를 지키려고 몸부림치는 모습은, 마치 물에서 나온 칼 짐승 같아.

 만약 기사의 이름을 감당할 능력이 없다면, 구태여 이렇게 염치없이 매달릴 필요가 어디 있는가?

 

[마리아]

 ... 이건 당신 말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왼손잡이 기사]

 상관없다. 니어 가문 최후의 기사는 오늘 내 손으로 부숴버릴 거니까.

 안심해. 나는 그 쓰레기 잉그라와는 달라...

 무기를 가진 사람이라고 기사라 불릴 수는 없다는 걸, 내가 확실하게 알려주겠어.

 


[빅마우스 모브]

 엄청난 기싸움입니다-! 일촉즉발의 기싸움이군요-!

 더 이상 여러분의 입맛을 다시게 할 수는 없으니, 지금 영광스럽게도 선언을 하겠습니다!

 경기-시작!

 

[마리아]

 -

 

[왼손잡이 기사]

 흥.

 

[빅마우스 모브]

 -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죠!?

 일순간입니다! 싸움이 시작된 순간! 마리아의 검이 날아갔습니다! 그리고 무거운 발차기가 들어갔습니다!

 

 이게 바로 엄청난 실력 차이라는 건가요-!

 

[왼손잡이 기사]

 검을 들고 일어서.

 

 

[마리아]

 (아, 아파...! 그는 도대체 어떻게...!)

 

[왼손잡이 기사]

 어서.

 

[마리아]

 ...

 (창기병은... 공격 범위가 매우 멀어. 민첩하고, 힘이 강해... 빈틈이 없어.)

 ... 다시 덤벼.

 

[왼손잡이 기사]

 좋아.

 

[마리아]

 네 뜻대로 될 거라 생각하지 마-!

 

[왼손잡이 기사]

 정말로 약하군.

 

[마리아]

 으윽-!

 

 빛을... 쪼갰다고?

 

[왼손잡이 기사]

 ... 어려운 일인가?

 네 검도 둘로 쪼개버리려고 했는데. 흥... 니어 가문의 검을 말이야.

 너는 너의 신앙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군.

 너는 유치하고, 무기력하고, 생각도 연약해. 너는-

 나의 적수가 될 자격이 없어.

 

[빅마우스 모브]

 또 한 번! 왼손잡이 기사에게는 식은 죽 먹기인가 보네요!

 마리아가 무기를 주우길 기다리더니, 또다시 한방을 먹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카지미어 최고의 기사단이 지닌 실력입니다! 이게 바로 더 카지미어 메이저 본선 기사들의 실력입니다!

 카지미어를 처음 찾으신 관객 여러분, 잠시도 눈을 감지 마십시오!

 이 잔혹한 승부는, 한순간에 지나가기 때문입니다!

 

[마리아]

 으으윽-!

 

 빛은 구겨지고, 부서지고, 모독당했다.

 '왼손잡이' 티투스의 그림자를 앞에 두고, 마리아는 다시금 칼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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