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01] 03. 엘런 셀렉션 艾伦精选 (後)

[마리아]
(장비, 복장은 이걸로 됐고. 검은... 언니가 전에 쓰던 훈련용 검인데, 아직 쓸 수 있겠지?)
(이렇게 하고 출발하자...)
[???]
......
[마리아]
아... 메이너 숙부님...

[메이너]
뭐야, 아직도 니어 가문이 충분히 망신을 당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건가?
[마리아]
아니에요-!
[메이너]
기사 경기... 부서의 동료에게 이미 들었다.
너는 기사 경기의 경기장에 설 자격이 없어. 그리고 기사 경기 또한 니어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아.
[마리아]
......
[메이너]
조피아가 꼬드긴 건가?
[마리아]
아니에요! 제가 자원해서-
[메이너]
나도 그렇게 생각해. 조피아는 니어 가문의 시종일 뿐이었지만, 어쨌든 그런 상업적인 해프닝에 관여하고 있지...
지금은 그녀도 '기사 계급'이란 말이야. 하.
그런데, 너는?
[마리아]
저는... 저는 단지 지키고 싶을 뿐이에요...
[메이너]
귀족의 신분을 박탈당해도, 우리의 신조는 일말의 동요도 없어. 보호받을 필요도 없다.
[마리아]
그렇지만...
[메이너]
너의 보호를 필요로 하는 건 아무것도 없어, 마리아.
마가렛처럼 굴지 마. 단지 그 젊은 혈기 때문에 그 자긍심을 쉽게 부숴버릴 수 있-
[메이너]
-부장님?
안녕하세요. 예, 접니다.
부디 안심하여 주십시오. 이전 회의에 대해서 궁금하신 사항이 있다면 저에게... 뭐라고요?
아뇨, 아뇨, 다시 한번 생각해주십시오, 부탁드립니다. 예...
메이너는 마리아를 힐끗 보더니, 쌀쌀맞게 위층으로 올라갔다.

[메이너]
아뇨, 확실히 저의 업무실수가 맞습니다. 각하와는 무관합니다. 잠시 뒤 제가 수정된 문서를 우편으로 송부드리겠습니다
... 내일, 예 내일 반드시... 정말 죄송합니다.
아뇨, 꼭 다시 한 번 생각해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예. 반드시, 예, 다시는 이런 실수를 저지르지 않겠습니다.
용서해주십시오...
[메이너]
-마리아, 다음에 또 이야기하지. 너 스스로도 좀 판단을 했으면 좋겠군.
[마리아]
숙부님...
아냐... 이제 와서 흔들리면 어떡해. 조피아와의 약속시간에 늦겠어.
...

[마리아]
윽-!
[조피아]
똑바로 서. 템포에 집중해.
////
[조피아]
후우-
십분 동안, 한 차례도 반격이 없었어.
[마리아]
으... 날 한 손으로만 상대한다고 했잖아. 지금 그 검은 한손으로 쓰고 있는 거 맞아?
[조피아]
전력으로 임한다면 다른 손이 한가하게 쉬고 있진 않을 거야.
레타니아 사람들의 전술을 겪어보고 싶니?
[마리아]
각국 기사들이 서로 다른 풍격을 지니고 있다는 건 들은 적이 있어...
그렇지만 조피아 언니는 그런 것 까지 할 수 있는 거야!? 사람 놀리는 거 아니야!?
[조피아]
대충 모습만 갖춘 것뿐이야. 아무런 준비도 없이 그 경기에서 진 게 아니라고.
[마리아]
고모...?
[조피아]
뭐, 벌써 오래전 일이야. 별로 신경 쓰고 있지도 않아.
하지만 너는... 지금 너 같은 수준이라면, 경기장에 나가도 총알받이가 될 뿐일 거야.
[마리아]
우...
[조피아]
좋아, 계속하자.
[마리아]
그, 그래. 하지만 30초만 더 기다려줄 수 있어? 다리가 떨려서-
[조피아]
이것도 견딜 수 없다면, 포기하는 게 나을 거야.
[마리아]
으-! 좋아, 하자!
하루 뒤

[마리아]
하아... 하아... 어, 어때?
[조피아]
뭐가 어떻냐는 거야... 서 있는 것도 못하잖아.
[마리아]
잠자고 먹는 것 말고는... 기본적으로,,, 계속 운동하고 있잖아, 조피아 언니... 전혀 안 피곤한 거야?
[조피아]
... 단체 혼전 경기라는 거 알고 있니?
기사 경기 중에서 가장 볼만한 경기 방식이지. 모든 기사단이 대표 한 명을 보내지만, 너는 독립 출전이야.
그런 다음 열 명에서 수십 명씩 되는 거대한 인조 경기장에서,
갑옷 명중 횟수로 점수를 매기고는 경기 포인트로 전환하지.
물론... 시간제한 전에 다운되거나 작전 능력을 잃으면 아웃이야. 0점이지.
[마리아]
... 그, 그건 나도 알고 있어...
[조피아]
흐음. 그러면 혼전 경기의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는 알고 있니?
[마리아]
... 몇 시간?
[조피아]
역사상 가장 길었던 단체 혼전은, 열광하는 관중과 기업들이 연속해서 시간은 연장한 결과, 하루 밤낮 동안 이어졌어.
기사들은 우리에 내몰린 짐승과도 같고, 어쩔 수 없이 재정비를 하고서는 서로 전투를 벌였지.
[마리아]
응...?
[조피아]
하루 밤낮, 아웃된 사람은 모두 아무것도 얻지 못했고, 부상도 심했지.
하지만 마지막까지 남은 세 사람은 본선 티켓을 거머쥐고, 승점을 쌓았어.
[마리아]
그, 그렇구나... 아니, 하루 종일 싸웠는데 3명만 무난하게 올라간 거야...?
[조피아]
첫 번째 지역의 스폰서가 이런 경기방식을 내놓은 후부터, 이걸 흉내 내는 곳이 원석충보다도 빨리 튀어나왔지.
뭐라고 해야 할까... 꼴불견이긴 하지만, 슬프게도 관중이 좋아한다면, 결과가 어떻게 되건 상관없어.
그러니 적어도 하루는 밤을 새워도 지치지 않도록 준비해!
[마리아]
-온종일!?
1주 후

[조피아]
후...
오늘은 여기에서 마치자. 조금 발전했네.
[마리아]
아-
[조피아]
운동 끝나고 바로 드러눕지 마. 일어나서 좀 걸어, 저녁 뭐 먹고 싶은지 생각해보고.
[마리아]
아, 알았어, 윽! 다리에 알 배긴 게 너무 아파...!
[조피아]
당연하지. 페이스가 엉망진창인걸.
스피드 경기는... 기대할 수가 없어. 유명 기사단에는 그걸 전문으로 하는 선수도 있거든. 우리에겐 희망이 없어.
그렇더라도, 인공 지형에서는 기동성이 무척 중요해.
물론... 스피드 경기는 본질적으로 장비에 의존하는 경기니까,
체력을 제외하면 우리가 쓸 수 있는 자산은 그리 많지 않아...
... 듣고 있어?
[마리아]
아-! 생각났다!
[조피아]
응?
[마리아]
지난번에 전축을 고쳐줬을 때, 마틴 아저씨가 나한테 식당 할인 쿠폰을 두 장 줬었거든. 우리 거기에서 저녁 먹을까?
[조피아]
너 말이야...
[마리아]
앗, 화부터 내지 말아 줘. 나는 그냥 조피아를 위로해주고 싶어서...
[조피아]
나 화 안 났어, 그럼 언제 출발할까?
[마리아]
모처럼 같이 외식을 하러 나가는 거니까... 최소한 옷도 갈아입고 샤워도 해야 하지 않을까?
[조피아]
알았어... 그래도 밥 먹고 돌아와서 계속할 거니까, 너무 풀어지진 마.
[마리아]
응!

[조피아]
......
(마리아의 성장은 명확해. 나는 이번 일이 그녀의 일시적인 충동일 거라고 여기고 있었지만...)
(그녀는 정말 진지해... 그녀가 스스로 말한 것보다도 더 진지해.
나는 지금의 훈련강도가 과유불급이라고 생각했는데... 원래는 그녀를 포기하게 만들려고 했던 거니까.)
(이 지경이 되었는데도 평소의 낙천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니... 누군가에게 배운 걸 지도 모르겠네.)
(이게 투지라고 하는 건가...)
조피아가 고개를 들어 바라보니, 잡초가 무성한 정원 너머, 고층 빌딩이 휘황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자신을 속이려고 하는 듯, 조피아는 지금까지 사용한 적이 없었던 손으로 검자루를 조용히 어루만졌다.

칼날이 칼집에서 나오기도 전에, 날카로운 근육통이 허리에서 팔로 전해졌다.
예상대로 의식을 잃어버리기 전에, 조피아는 손을 놓았다.
3주 후

[늙은 장인]
그 두 아이들, 얼마 동안 안 보였던 거야? 휴식하는 동안에는 바에 가서 앉아있을 수도 있겠지. 이렇게 서먹거려서 어쩌나.
아니면, '폐관수련'이라는 게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유행하고 있는 건가?
[늙은 기사]
... 그게 어느 시대에 유행한 건가?
[늙은 장인]
내가 젊을 때지.
[늙은 기사]
기사라고 해서 모두가 방방곡곡을 떠돌아다니면서 단련하는 것은 아니지만, 언제 폐관수련이라는 걸 했다고?
[늙은 장인]
... 쯧, 재앙 트랜스포터를 고용하고 이동수단을 지니고 있는 기사 나리들이 어찌 인간세상의 고통을 알 수 있을까?
나는 너한테 좋은 검을 만들어주려고, 공방에서 거의 죽을 뻔했는데...
[늙은 기사]
뭘 중얼거리는 거야, 욕을 할 거면 욕을 해. 쪼잔하게 굴지 마. 내가 말싸움에서 널 무서워한 적이 있나?
[늙은 장인]
넌 아직도 자신이 그 기사 나리인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거야!?
//칼 소리//
[늙은 기사]
오!
... 들었나... 그 아이들이 검술을 연마하는 소리군.
[늙은 장인]
나 귀 안 먹었어! 음, 그렇네. 시판되는 훈련용 칼은 모두 너무 가볍군.
그 쓰레기 제조업체들은 아직도 재료비 빼돌리기를 좋아하나 보네.
그런데 저 두 자루가 내는 소리는 듣기 좋군.
아, 상당히 괜찮다고 해야겠군... 그런데 왠지 이런 검 소리를 들은 적 있는 것 같은데?
[늙은 기사]
네가 늙어서 그래.
[늙은 장인]
난 너랑 어울려 줄 여유 따윈 없어, 어서 가자!

[늙은 장인]
... 길을 잃은 건 아니지? 노망이라도 들었나?
[늙은 기사]
뭐가 그리 급해!? 조피아네 정원은 이렇게나 넓다고-입구에 있는 고용인한테 오토바이를 빌려달라 하는 게 낫겠어.
[늙은 장인]
오토바이가 무슨 소용이 있겠나, 조피아네 집의 잡초는 호숫가에 있는 숲보다 더 무성한걸. 어딜 가나?
[늙은 기사]
어이, 발 밑 조심해.
[늙은 장인]
으악-하마터면 걸려 넘어질 뻔했네... 이건 뭐지? 보닛? 정원 안에 보닛이 있는 건가??
[조피아]
보폭에 집중해! 호흡을 조정하고!
[마리아]
네, 네!
[늙은 장인]
흠... 기초적이군.
벌써 한 달째인데도 아직도 기본기를 다지고 있어. 점수를 많이 잃겠는걸.
[늙은 기사]
... 코발, 너 정말 노망이라도 든 거 아니냐?
[늙은 장인]
뭐!?
[늙은 기사]
한 달 동안 기본기를 익힌 것은 맞아, 하지만 마리아는 역시 니어 가문의 막내딸이지...
너는 옛 천마*와 마가렛이 아직 있을 적에 마리아가 저런 '기본적'인 것들을 연습해 본 적이 없다고 생각하나?
(*老天马, 니어 가문의 옛 우두머리를 말하는 것으로도 보임)
[늙은 장인]
음... 그렇군.
[늙은 기사]
잘하는 분야, 몸값 순위가 뭐 중요해. 배가 불러서 그 따위 놀이를 하고 있는 것이지-
-진정한 카지미어 기사는 이래야 해, 무예를 정진하는 거지!

[마리아]
후아... 후아...
[조피아]
멈추지 마, 기세가 좋단 말이야, 계속 해!
[마리아]
하지만... 정말로...
[조피아]
그래그래, 그러면 3일 동안 침대에 누워 있을 준비 해-!
[마리아]
---!
//백핸드 시전//
[늙은 기사]
(휘파람)
[늙은 장인]
호, 그래도 저 검술은 좀 재미있는걸.
[민머리 마틴]
백핸드군. 매우 빠르고, 약점을 찌를 수 있지. 특별훈련의 성과인가?
[늙은 장인]
... 언제 온 거야?
[민머리 마틴]
방금.
하하, 눈앞의 저 광경은 아직 마가렛이 이곳에 있었을 때를 떠오르게 만드는군.

[조피아]
...
너 지금...
[마리아]
엥? 어? 그냥 습관처럼... 내가 뭘 했길래?
아... 언니 검은?
[조피아]
너, 너한테 맞아서 날아갔어...
[마리아]
...
[조피아]
...
[마리아]
에!? 내가!?
[조피아]
우쭐해하지 마! 순간적으로 견딜 수 없어서 너에게 빈틈을 보인 것뿐이라고!
[마리아]
아. 조피아도 못 견디는 때가 있네.
[조피아]
쳇...
[마리아]
그렇다면..?
[조피아]
... 됐어, 대답해줄게. 기사 경기에 참가해도 좋아.
[마리아]
정말?
[조피아]
그래도 내가 코치로서 모든 경기에 함께할 거야.
너는 기사 경기의 기본에 대해서 제대로 이해를 하지 못했어...
경기 스케줄, 포인트 획득, 정보 분석. 아직 남은 게 많아-
-눕지 마! 일어나! 아직도 많은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마리아]
에, 어... 조금만, 조금만 쉴게...
...
[조피아]
자지 마....!